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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쓸 병으로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소년과 소녀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개봉 후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모았고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영화로 회자되고 있는 따뜻한 스토리를 가진 영화입니다.
마음을 치유받는 헤이즐과 거스
헤이즐(쉐일린 우들리)은 갑상선암이 폐까지 전이된 17세 소녀입니다. 우울해하고 활동량이 적어진 헤이즐에게 부모님과 의사가 암 환자 모임을 권합니다. 헤이즐은 내키지 않지만 모임에 나가 골육종으로 한쪽 다리가 없는 거스(안셀 엘고트)를 만나게 됩니다. 거스는 헤이즐과는 다르게 긍정적인 성격의 소년이었습니다. 이렇게 거스와 친구가 되고 서로 소설책을 추천해 주며 가까워집니다. 그중 헤이즐이 거스에게 추천한 '거대한 아픔'이라는 책에 대해 함께 공감합니다. 책의 내용이 헤이즐, 거스와 비슷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둘은 제대로 결말이 나지 않은 책의 뒷 이야기를 무척 궁금해합니다. 헤이즐은 작가에게 수차례 연락하지만 답장을 받지 못합니다. 얼마 후 거스는 작가의 비서를 통해 연락을 받게 되고 암스테르담으로 오라는 답장을 받게 됩니다. 헤이즐은 너무 가고 싶지만 부모님과 의사들은 완강히 반대합니다. 하지만 결국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헤이즐의 소원을 들어줄 수밖에 없습니다. 엄마가 거스를 동행한 암스테르담 여행이 시작됩니다. 헤이즐과 거스는 연인들처럼 가벼운 데이트를 즐기고 드디어 작가 반 후텐과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과 달리 반은 심각한 알코올 중독자였고 헤이즐과 거스를 초대한 것은 그의 비서였습니다. 심지어 자신의 팬이라며 소설의 결말을 물어보는 헤이즈를 무시하고 그녀의 건강을 조롱합니다. 헤이즐과 거스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미안한 마음에 작가의 비서는 둘을 위해 안네 프랑크의 집을 관광시켜 주기로 합니다. 엘리베이터 없이 가파른 계단으로만 이루어진 집을 오르기에 헤이즐의 폐는 너무 약했지만 끝까지 자신의 힘으로 올라갑니다. 그곳에서 안네가 생전에 남긴 "자신의 행복을 찾으세요"라는 말을 듣고 닫고 있던 마음을 열어 거스의 마음을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뿐, 거스는 암이 재발하여 이미 온몸에 전이된 상태였고, 급속도로 악화되어 헤이즐과 아이작에게 추도사를 부탁하고 세상을 떠납니다. 그런데 슬픔에 빠진 거스의 장례식장에 뜻밖의 인물이 찾아옵니다. 바로 반 후텐 작가였습니다. 반은 헤이즐에게 사과하며 편지를 건네지만 헤이즐은 화를 내며 편지를 구겨버립니다. 사실 반에게 전달된 편지는 거스가 헤이즈를 위해 쓴 추도사였습니다. 작가에게 부탁해 형편없는 글 솜씨를 수정해 달라 부탁한 것입니다. 그 종이 한 장에 거스의 진심, 그리고 헤이즐과의 행복했던 기억들이 빼곡히 담겨 있었습니다. 우리가 없는 세상은 얼마나 무의미할까 라는 문구엔 거스가 헤이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애절하게 느껴집니다.
인생의 목적은 행복을 찾아가는 것
개봉한 지 10년 가까이 되었지만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아름답고 따뜻한 영화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안녕, 헤이즐은 소설을 원작으로 하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입니다. 에스더 그레이스 얼이라는 소녀의 이야기에서 갑상선 암과 산소통, 그녀의 성격등을 착안해 소설로 썼다고 합니다. 실제 이 소녀는 긴 투병생활 끝에 1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영화는 헤이즐이 거스와의 추억을 회상하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데, 소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10대 소년, 소녀의 사랑 이야기는 흔치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로맨스가 더욱 애틋하고 예뻐 보이지만 어린 나이의 첫사랑이 곧 마지막 사랑이 된다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고 슬픈 대목입니다. 두 사람은 늘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하고, 두려워하다가 또 위로받습니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죽음에 대해 한번쯤 생각하게 됩니다. 한창 반짝거릴 나이에 병에 걸려 시한부 삶을 받아들여야 하는 마음은 어떨지 감히 상상할 수 없지만 영화 속 인물들은 버거운 현실 속에서도 웃음을 찾아갑니다. 건강에 대해 과신하다가도 이런 영화를 보면 한 번씩 각성하게 되는데, 중요한 것은 병에 대한 두려움보다 얼마나 현명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남은 생을 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일 것입니다. 거스처럼 궁극적인 행복을 찾고 지금 현실에서 할 수 있는 것들에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영화를 통한 간접경험으로 주어진 내 삶에 대해 감사하고, 인생이란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인상 깊은 장면은 영화 초반 거스가 담배를 입에 물며 하는 말입니다. 담배를 물기만 할 뿐 불을 붙이지 않음으로써 내 의지로 죽음에 가까워지지 않겠다는 상징적인 행동입니다. 삶과 죽음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대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거스의 살고 싶은 바람을 담은 뜻이기도 합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깊은 여운과 감동을 남기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