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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가족

승이는 10년 넘게 한 사람을 찾아 헤매고 있다. 누구를 찾는 것일까. 93년 인천, 종배(김희원)와 두석(성동일)은 군대 동기로 사채추심업을 함께 하고 있다. 어느 날 길에서 채무자인 조선족 명자를 발견한다. 종배와 두석은 딸과 함께 있는 명자의 앞길을 막고 밀린 이자를 갚으라고 독촉하지만 명자는 얼마 전 아버지가 죽었다며 날짜를 더 미루려 한다. 이에 화가 난 두석은 명자 옆에 있던 딸 승이(박소이)를 들쳐 안으며 아이를 담보로 데리고 있을 테니 내일까지 돈을 가져오라는 말만 남기고 가버린다. 불법체류자인 명자는 신고도 하지 못하고 내일까지 돈을 꼭 갚겠다고 두석의 등뒤에 소리친다. 마음이 급한 명자는 돈을 구하려고 남편의 직장을 찾아가지만 한국여성과 바람난 남편은 이미 사라졌고 승이의 큰아버지에게 연락해 겨우 돈을 마련할 방법을 찾는다. 하지만 그날 밤 명자는 남편 직장동료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히고 만다. 다음날, 돈을 가지고 오겠다는 명자는 오지 않고 두석과 종배는 공연히 아이만 납치한 꼴이 되어 난감해진다. 할 수 없이 승이를 차에 태우고 명자의 집을 찾으러 가는데 신호가 걸린 틈을 타 아이는 차에서 내려 도망친다. 두 사람은 황급히 아이를 쫓아가지만 놓치고 서로를 탓한다. 승이는 집으로 돌아와 엄마를 밤새 기다리지만 아침이 되어도 오지 않자 가방을 싸서 엄마를 찾아 떠난다. 한편 명자는 불법체류자로 체포돼 추방될 위기에 처한다. 명자의 면회 요청으로 두석을 만나게 되고 명자는 최병달이라는 승이의 큰아버지가 빚을 갚아주고 승이를 딸로 받아주기로 했다며 그에게 아이를 보내달라고 부탁한다. 두석은 승이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숨긴 채 최병달의 연락처를 받는다.

담보 - 담아두면 보물이 된다

승이는 늦은 밤까지 혼자 헤매 돌아다니고 노숙자로부터 납치될 위험한 상황에 놓이는데 때마침 두석이 나타나 아이를 구한다. 승이를 집으로 데려온 두석은 엄마가 돈을 벌러 중국에 갔고 너는 큰아버지 댁에 가게 될 거라고 말한다. 며칠 후 최병달(승이의 큰아버지)에게 연락이 온다. 밀린 돈을 받기로 한 두석은 기분 좋게 승이에게 옷을 사주고 맛있는 것도 먹이며 아이를 보낼 준비를 한다. 그날 밤 종배는 담보가 내일 떠난다며 초코파이로 케이크를 만들어주지만 그동안 정들어 아쉬운 맘이 큰 승이는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다음 날 두석과 승이는 최병달을 만나러 간다. 승이는 큰아버지를 알아보지 못하고 최병달도 뭔가 수상하지만 두석은 결국 아이를 넘긴다. 아이를 보내고 온 두석은 마음이 허전하고 불편하다. 며칠 후 두석은 승이에게 삐삐를 쳐보지만 연락이 닿지 않자 최병달을 찾아가지만 승이는 이미 술집으로 팔려간 뒤다. 어디로 팔려갔는지 알 길이 없는 두석은 승이에게 삐삐 음성만 계속해서 남긴다. 다행히 승이는 마담 몰래 두석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있는 룸살롱 주소를 전하고 두석은 한달음에 그곳을 찾아 승이를 되찾아 온다. 자신으로 인해 상처받은 아이의 처지가 안타까운 두석은 승이를 보호하기로 마음먹는다. 시간이 흘러 승이는 두석의 딸로 호적에 올려 학교에 입학한다. 정상적인 가정은 아니지만 두석과 종배에게 사랑받으며 구김살 없이 자라 성인이 된다. 두석은 이미 승이의 아빠가 되어 평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승이의 외할머니에게 전화가 온다. 명자가 시한부 삶을 살고 있으니 딸을 한번 만나게 해 달라는 부탁 연락이었다. 중국으로 가서 엄마를 만나는 승이는 눈물의 재회를 하게 되고 명자는 두석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그리고 승이 아버지를 찾아 달라는 마지막 부탁을 남긴다. 승이의 아버지를 수소문해 찾아낸 두석은 승이에게 친아버지를 만나게 해 주고 집으로 돌아와 쓸쓸하게 사진만 본다. 그때 승이로부터 전화가 오고 두석에게 '아빠'라고 부르며 얼른 데리러 오라고 말한다. 처음으로 불러준 아빠라는 말에 신이 난 두석은 급히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가지만 뇌졸중으로 사고가 나고 실종되어 버린다. 10년 넘게 두석을 찾아 헤맨 승이는 드디어 한 요양원에서 그를 찾게 된다. 두석은 승이와 종배를 알아보지 못하고 멍하게 허공만 바라본다.

힐링포인트

두 시간 울고 웃으며 즐기는 사이 행복감이 차오르는 것을 느낀다. 영화의 후반부는 쉼 없이 눈물이 흐를 정도로 가슴이 먹먹하고 진한 감동이 밀려온다. 중견배우들의 명품연기는 몰입하기에 충분했고, 특히 아역인 박소이는 역할을 너무나 사랑스럽게 표현한다. '담보'라는 단어가 이렇게 따뜻하고 애정 어린 말로 들리다니 성동일의 연기는 단연 최고이다. 혈연관계가 아니어도 끈끈한 가족이 될 수 있음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키운 정으로 이루어진 부성애도 그 어떤 것보다 끈끈하고 단단하다는 것을 마지막 장면에서 눈물 없이 볼 수 없게 한다. 조건 없이도 사랑하는 가족이 될 수 있음에 아직은 따뜻한 세상임을 알게 하고, 자신의 아이도 버리는 요즘 이런 영화는 마음속에 큰 울림을 준다. 눈물 쏙 빼고 싶을 때, 그리고 마음의 정화가 필요할 때 추천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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