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전화 한 통의 덫
전직 마약반 형사 출신 서준(변요한)은 현재 공사현장에서 작업반장으로 일한다. 서준의 아내 미연(원진아)은 서준의 친구 김현수 변호사에게 전화 한 통을 받게 된다. 서준의 공사현장에 사망사고가 발생했고 서준이 과실책임이 있어 경찰서에 있다는 것이다. 당장 합의금을 보내지 않으면 재판에서 불리하다는 말에 남편에게 확인전화를 걸지만 서준은 통화가 되지 않는다. 다급해진 미연은 아파트 중도금으로 준비해 둔 현금 7천만 원을 변호사의 계좌로 송금한다. 잠시 후 서준과 통화가 된 후 자신이 보이스피싱에 당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황급히 은행을 뛰어가지만 이미 돈은 계좌에서 빠져나간 뒤였고, 망연자실한 미연은 교통사고를 당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공사현장 책임자마저 피싱에 당해 인부들에게 줄 돈 30억을 사기당하고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에서도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자 전직 형사였던 서준은 직접 조직을 찾기로 결심한다. 사건 당일 서준의 현장에만 통신 장애가 있었던 사실을 기억해 내고 그날 수상한 사람이 드나들었다는 흔적을 찾아낸다. 그의 목에 있던 문신을 단서로 추적한 결과 대림동 박실장이란 자가 뒤에 있다는 것을 알아낸다. 박실장을 찾아가니 그곳엔 이미 형사들이 잠입해 있고 서준은 이 상황을 이용하기로 한다. 박실장에게 형사들이 잠입해 있음을 알리고 그들로부터 탈출을 도와 박실장의 환심을 산다. 서준은 중국 쪽 일자리를 구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계획대로 중국조직을 소개받는다. 복수의 칼날을 품은 채 중국에 도착한 서준. 그날 밤 서준의 숙소에 중국 조직원들이 침입하고 서준의 신상을 조사한다.
이미 신분세탁까지 마친 서준은 그들과 함께 콜센터 본거지로 들어갈 수 있게 된다. 그곳은 외부출입도 불가능하고 위치도 알 수 없는 은밀한 대규모 시스템 업장이었다. 치밀하고 체계적이며 개인정보부터 시나리오, 인출책과 환전까지 모든 작전에 이곳에서 시작된다. 서준은 성과를 높일 수만 있다면 어떤 거짓말이든 죄책감 없이 해내는 콜센터 직원들을 보고 경악하지만 자신의 신분을 노출시키지 않으려면 그들과 동조해야만 한다. 드디어 그곳에서 미연에게 김변호사라 전화했던 조직의 기획총책 곽프로(김무열)를 만나게 된다. 서준은 은밀하게 곽프로의 뒤를 캐기 시작하고 그에게 가까워진다. 얼마 후 곽프로가 마지막 큰 건을 위한 총력전을 준비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콜센터에서는 취업준비생들의 절박함을 이용해 가짜 합격전화를 돌린 후 입사를 위한 보증절차를 밟게 유도한다. 이들의 대출금을 가로채 몇 시간 만에 100억을 만들어 내며 그들은 더 큰돈을 위해 박차를 가한다. 서준은 조직의 프로세스와 현장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며 결국 곽프로의 검거에 성공하고 잃었던 돈을 찾을 수 있게 된다.
감상 포인트
이 영화는 공익영화로 지정되어야 한다고 생각될 정도로 모든 사람들이 봤으면 한다. 영화의 현실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금융감독원, 지능범죄 수사대 등 보이스피싱 전문가들이 총동원됐다고 한다. 그만큼 콜센터에서의 장면들은 실제라고 믿길 만큼 자세한 묘사와 치밀한 조직체계를 보여준다. 가장 현실적인 보이스피싱을 다룬 영화로서 교육적 효과가 뛰어나고 이해가 쉽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후반부에 나오는 총력전 씬에서 콜센터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독려하는 곽프로는 마치 악마집단의 교주 같았고, 사기 친 액수가 커질수록 신이 난 사람들, 그걸 축하하며 손뼉 치는 모습은 그를 추종하는 미친 사람들처럼 보이는 충격적인 연출이었다. 김무열의 연기는 그야말로 섬뜩함을 느낄 정도이고, 변요한의 액션 또한 통쾌하다. 영화를 보고 나면 이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범죄라는 사실에 분노를 느낀다. 사람들의 희망과 공포를 이용한다는 점이 더욱 용서할 수 없다. 내 주변에도 실제로 보이스 피싱 피해를 본 사례가 있다. 당하고 나서야 깨달을 만큼 실제로도 매우 치밀하고 오랜 시간 공을 들인다. 영화의 성패를 떠나 보이스피싱의 과정을 잘 표현해 낸 것만으로도 볼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보이스피싱 대처방안
예전의 보이스피싱은 특히 어르신들에게 취약했으나 요즘은 나이에 관계없이 젊은 사람들도 많이 당하는 추세이다. 갈수록 치밀하고 계획적인 접근으로 타깃이 되면 당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 되어버려 누구나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장 먼저 부모님들께 이 영화를 감상하게 해 보이스피싱의 시스템에 대해 이해시키는 것이 첫 번째 대안이 될지도 모른다. 핸드폰으로 문자로 오는 피싱들은 일단 의심스럽다면 클릭하거나 대응하지 말아야 하고 만약 스미싱에 당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금융감독원 사고시스템에 내 정보를 등록하는 것이다. 그 후 112에 접수하고 경찰서 사이버 수사팀에 방문해서 피해사실을 알려야 한다. 많은 사람들의 피눈물을 뽑아내는 이런 범죄는 참형으로 다스렸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