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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백은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는 미스터리 스릴러 범죄 영화이다. 이런 장르의 영화를 매우 좋아하는데 이 영화는 제목만 보고 새로 나온 한국영화 인 줄로만 알았다. 흥미로운 영화가 나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오프닝부터 분위기가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다. 자백은 몇 년 전에 나온 스페인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의 리메이크 작품이었던 것이다. 리메이크한다고 이미 소문이 들려왔는데 제목만 보고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이 영화의 감동을 모두에게 느끼게 하고 싶으니 안 본 사람은 이 포스팅을 읽기 전 영화를 꼭 시청하기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원작을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 쌀쌀한 이 겨울에 본다면 더욱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
밀실살인사건
성공한 사업가 유민호(소지섭)는 내연녀와의 불륜사실을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받는다.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 지방의 한 호텔로 향하고 그곳에는 내연녀 김세희(나나)가 불안에 떨며 기다리고 있다. 객실 안에서 갑자기 불길한 예감에 휩싸인 민호는 세희와 호텔을 나가려던 순간 갑작스러운 공격을 받고 기절한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세희는 살해당해 있다. 호텔방의 창문과 현관은 모두 안에서 잠겨있고 방에 다른 이가 들어온 흔적은 없었다. 사태를 파악할 틈도 없이 경찰이 들이닥치고 민호는 영문도 모른 채 용의자가 되고 만다. 민호는 밀실살인사건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승률 100%인 변호사 양신애(김윤진)를 고용한다. 무죄증명을 위해서는 완벽한 진술이 필요했기 때문에 변호사는 그날 있었던 모든 일들에 대해 알아야 했다. 산속 조용한 별장에서 변호사와 마주한 민호는 그날의 사건에 대해 풀어놓기 시작한다.
뒤섞인 진실과 거짓
민호와 세희는 별장에서 밀회를 즐기고 돌아오던 중 고라니를 피하려다 교통사고를 낸다. 상대편 운전자는 그 자리에서 죽은 듯하다. 민호는 경찰에 신고하려 하지만 세희는 불륜이 밝혀질까 두려워 사고를 은폐하자고 한다. 사고차량과 시신을 호수에 버리고 돌아가려는 때 차에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마침 우연히 지나던 카센터 사장 한영석(최광일)에게 도움을 받게 되는데 알고 보니 그는 자신이 죽인 피해자의 아버지였다. 놀란 세희는 허겁지겁 그곳을 벗어나지만 결국 피해자의 부모는 사건의 전말을 캐기 시작한다. 유민호는 양신애 변호사에게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고 변호사는 끊임없이 감추고 있는 진실을 파헤치려 압박한다. 사실 양신애 변호사는 피해자의 어머니가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변장한 가짜 변호사다. 논리의 빈틈이 생기면서 결국 유민호의 주장은 거짓이었고 모든 범행의 주범도 그였다는 것이 밝혀진다. 살인과 은폐, 모든 자백을 받아낸 양신애는 태연하게 그곳을 빠져나가려 했지만 눈길에 자동차가 파묻혀 다시 집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게 된다. 이미 가짜 변호사라는 것을 눈치챈 민호는 이희정(양신애변호사)에게 살인미수 누명을 씌우기 위해 총으로 자해한다. 하지만 이희정은 유민호의 집에서 발견한 호수 사진을 힌트로 아들의 유기된 시신을 찾아내 사건이 밝혀지게 된다.
원작 -인비저블 게스트
몇 년 전 작품이지만 아주 재미있게 봤던 영화라서 기억이 생생하다. 반전이 온몸에 전율을 일으킬 정도로 짜릿해서 아직 이 영화를 모르는 사람이 부러울 노릇이다. 이렇게 극찬을 할 정도로 인비저블 게스트는 수작이다. 자백의 초반부는 인비저블 게스트를 한국어로 컨버팅만 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스토리와 전개방식을 그대로 따라간다. 그도 그럴 것이 사건의 큰 내용을 바꾸지 않으려면 달리 개입할 곳이 없을 정도로 원작의 스토리가 치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말은 원작과 조금 달라진다. 피해자의 어머니가 가짜 변호사 역할을 통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설정은 동일하지만 원작은 피해자의 어머니가 변호사 역을 끝내고 나갈 때까지 그녀가 가짜라는 걸 주인공이 알아채지 못한다. 여기가 반전의 핵심이다. 인비저블 게스트는 관객을 끝까지 속이는 연출로 가장 마지막에 가서야 뒤통수를 때린다. 때문에 영화가 끝날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고 어떤 게 진실이고 거짓인지 관객조차 머리가 혼란스럽다. 잠시도 쉴 틈을 주지 않는 몰입도에 블록버스터 영화도 아닌, 친숙하지도 않은 스페인 영화라는 게 그저 신기하고 놀라웠다. 두 작품에서 유일하게 달라진 어머니 캐릭터의 차이점은 인비저블게스트의 어머니는 냉철하고 독하다 싶을 만큼 절제된 성격을 가진 반면 자백에서의 어머니는 터져 나오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표출해 버리는 인간적인 모습이다. 리메이크된 자백 쪽이 공감은 훨씬 많이 된다. 하지만 극적인 요소로는 이런 설정이 다소 결말을 시시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정체가 미리 드러나면서 가장 큰 재미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허를 찌르는 강렬한 반전을 느끼고 싶다면 꼭 원작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