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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코다는 청각장애인의 가족을 다룬 이야기로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해 남우조연상과 각색상을 받았습니다. 소수자의 삶에 대해 관심 갖고 이해하게 되는 가슴 뭉클한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CODA - 청각장애인 부모 아래 태어난 청인 자녀

코다는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를 원작으로 만들어졌는데 리메이크되면서 더욱 할리우드 스타일에 맞게 각색되었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리메이크 작품을 보기 어려운데 이례적으로 작품상까지 수상한 걸 보면 그만큼 따뜻한 영화라는 점에서 이견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코다라는 단어는 중의적입니다. 청각장애인 부모를 두고 있는 장애가 없는 아이라는 뜻과 악곡 끝의 결미 부분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집니다. 이 단어는 내용과 밀접하게 연계되는데 청각 장애인 부모를 가진 루비는 아이러니하게 노래에 큰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다른 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만화의 주인공처럼 발랄하고 경쾌하며 친구들의 놀림에도 개의치 않는 주체적인 성격을 보여줍니다. 그런 캐릭터성이 영화를 끌어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노래를 사랑하는 루비와 듣지 못하는 가족

루비의 취미는 노래입니다. 뱃일을 하는 동안에도 루비는 소리 높여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청각장애인인 가족들은 어차피 소리를 듣지 못하기 때문에 루비 혼자 마음껏 부릅니다. 그리고 노래에 대한 열망과 짝사랑하는 마일스에 대한 관심으로 합창단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미스터 브이를 만난 루비는 재능을 인정받게 됩니다. 버클리 음대에 추천하겠다는 미스터 브이의 말에 루비는 자신의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됩니다. 무수히 많은 학생들을 보아온 미스터 브이의 눈에 루비의 재능은 예사롭지 않았고 대학에 입학한 후에는 얼마든지 그 재능을 꽃피울 수 있으리라 내다본 겁니다. 하지만 루비에게는 돌봐야 할 가족이 있고 결국 가족과 자신의 꿈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아버지 프랭크와 오빠인 레오는 폭리를 취하는 불합리한 조합에서 나와 자신들의 조합을 만들기로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말을 못 하는 로시 가족으로서는 더욱 루비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애초에 노래를 알지 못하고, 큰 소리의 울림만을 느끼는 로시 가족에게 있어서 음대에 진학하고 싶어 하는 루비의 꿈은 공감받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하필 사고가 발생합니다. 루비 없이 배를 탔다가 아무도 해안 경비선의 경고를 듣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여 어업을 하는데 문제가 생깁니다. 루비 없이는 일을 할 수 없게 되었고 그 일로 인해 루비는 꿈을 포기하고 가족들 옆에 남기로 결심합니다. 며칠 후 학교에서 주최하는 학예회에서 루비는 멋지게 노래를 부릅니다. 학부모들이 모두 참석한 자리였지만 루비의 가족들은 루비가 얼마나 노래를 잘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가족들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적막 속에서 그저 멍하게 바라보다가 주변에서 박수를 치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따라 할 수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게다가 즐길 수가 없으니 지루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족들과 루비의 괴리감이 표현되는 안타까운 대목입니다. 루비의 아버지는 집에 돌아와 루비에게 노래를 불러달라고 하고 루비의 목에 손가락을 대어 진동을 느껴봅니다. 그렇게라도 루비의 노래를 느끼려는 아버지의 표정이 너무나 간절하여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이로써 가족들은 루비의 꿈을 이해하게 되고 서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확인합니다. 결국 가족들의 응원으로 루비는 꿈을 이룰 수 있게 됩니다.

차별과 선입견을 깨는 착한 영화

코다는 비평가들로부터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2021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초연되었고 심사위원 대상과 미국 연극 경쟁부문 관객상을 포함하여 4개의 상을 수상했습니다. 평론가들은 영화의 진정성과 뛰어난 연기에 대해 찬사를 보내며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고 말했습니다. 코다는 내용도 좋지만 음악 또한 빠질 수 없습니다. 라라랜드의 음악감독이 참여했다는 기대감을 충분히 만족시킬 만큼 귀를 즐겁게 합니다. 루비가 처음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그저 황홀합니다. 에밀리아 존스의 가창은 매우 훌륭하고 특히 목소리가 아름답습니다. 루비의 가족으로 나온 배우들의 연기 또한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 배우들은 실제 청각장애인들입니다. 과거였다면 당연히 비장애인 배우가 연기했을 겁니다. 하지만 감독은 자연스러움을 위해 장애인과 함께 하는 힘든 촬영 과정을 기꺼이 감내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농인배우들로 캐스팅한 것은 사실적인 영화를 만들어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트로이 코처의 남우 조연상 수상도 당연하게 느껴집니다. 코다는 장애를 가진 가족을 진정성 있게 묘사하고 다양성과 포용성을 담아 자신의 열정을 추구하는 고무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음악과 잘 어우러져 따뜻함을 전해 줄 수 있는 우리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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