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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된 만남

대학 졸업 후 백수로 지내는 용남(조정석)은 집안의 애물단지이다. 누나들에게 구박받고 조카에게까지 무시받는 신세이다.

어머니의 칠순을 맞아 온 가족이 연회장에 모여 잔치를 벌이지만 용남에겐 사촌들에게까지 온갖 잔소리와 괄시를 당하는 좋을 것 하나 없는 자리이다. 용남은 가족들과 기념사진 촬영을 하던 중 연회장에서 부점장으로 일하고 있는 대학후배 의주(임윤아)를 발견한다. 의주는 대학 시절 용남이 짝사랑하던 후배로 4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자 자신을 벤처기업 과장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의도치 않은 테러

같은 시각 앤서화학 사옥 앞에는 대형 탱크로리에서 다량의 유독가스를 배출하는 테러가 발생한다. 가스는 도심 곳곳으로 퍼지기 시작하고 가스를 마신 행인들이 거품을 물며 발작을 일으킨다. 도시는 급속도로 아수라장이 되기 시작한다. 테러의 여파로 가스통이 연회장으로 날아들자 용남의 가족들 모두 놀라서 바깥으로 대피하지만 이미 밖은 혼비백산이다. 멍하게 현장을 바라보다 멀리서 의문의 가스연기가 다가오는 것을 본 일행은 급히 다시 연회장으로 들어가 건물 옥상으로 대피하려 한다. 하지만 옥상으로 통하는 문은 굳게 닫혀있다. 어쩔 수 없이 용남은 건물 중간에서 외벽을 타고 옥상으로 올라가기로 한다.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가까스로 등반에 성공한 용남은 옥상에 도착해 일행들을 맞이하고 구조대를 기다린다. 다 같이 불빛을 이용한 구조신호를 보낸 결과 마침내 구조를 받게 되지만 인원이 너무 많아 의주와 용남은 그대로 남게 된다. 둘은 다음 구조헬기를 기다리지만 계속 놓치게 되고 가스가 점점 올라오자 더 높은 곳으로 이동하기로 한다. 두 사람은 연회장으로 내려와 탈출에 필요한 장비들을 챙기고 방독면과 고무장갑, 비닐봉지로 온몸을 감아 방호복을 만들어 입고 건물 바깥으로 나간다. 건물과 건물을 로프를 타고 이동하며 최대한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 가스에서 안전한 건물 옥상에서 구조 요청을 하던 중 바로 옆 건물의 학원에 학생들이 잔뜩 갇혀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때마침 구조 헬기가 도착했지만 둘은 다시 학생들에게 구조를 양보하고 만다. 다음 구조 헬기를 기다리려는데 인근의 주유소가 폭발하며 가스는 더 빠른 속도로 퍼지기 시작한다. 그곳에 있을 수 없는 둘은 더 높은 타워크레인을 향해 이동한다. 이때 특종을 위해 드론을 날리던 방송국 직원에 의해 가스를 피해 도망치는 용남과 의주가 포착된다. 이들은 실시간으로 전파를 타게 되고 모든 국민들이 이들을 주시하며 응원한다. 최대한 크레인에 가까이 가려 힘들게 달려왔지만 그들이 도착한 건물과 크레인은 너무 멀었다. 더 이상의 길을 찾지 못하고 절망한 두 사람은 주저앉아 오열한다. 그런데 어디선가 수십대의 드론들이 나타난다. 방송을 보던 사람들이 하나 둘 드론은 보내 프로펠러로 바람을 날려 가스가 더 이상 오지 못하도록 막아주고 둘을 건너편 건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로프를 걸어준다. 사활을 건 탈출을 시도하는데 건물과 건물을 잇는 로프가 빠져버리며 둘은 상공에서 추락하고 만다.

드론도 부서져 더 이상의 생사확인이 불가능하고 구조대는 두 사람을 찾으려 주위를 맴돌지만 찾지 못하고 다른 현장으로 돌아가려 한다. 그때 극적으로 타워크레인을 붙잡고 폭죽으로 신호를 보내는 용남과 의주를 발견하고 마침내 구조를 받는다. 무사히 구출되고 용남은 가족들과 재회한다. 의주도 가족에게 연락한 후 용남과 마주한다. 용남은 의주에게 빌렸던 카라비너를 돌려주려 하지만 의주는 무겁다며 다음에 만나서 돌려받겠다는 의미심장한 대답을 한다.

소감

근래 나온 코믹액션 영화 중에서 가볍게 볼만한 킬링타임용으로 아주 적절한 영화이다. 개봉 전에는 기대치가 낮았던 것에 비해 관객평이 좋은 편으로 억지 신파가 없다는 점이 그 이유라고 보인다. 재난액션영화로서 긴장과 스릴감을 적절히 배합하고 여기에 코미디, 풍자, 감동요소를 곳곳에 잘 녹여냈다. 산악동아리의 경험을 살려 재난을 헤쳐나간다는 점이 더욱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만든다. 재난을 소재로 하지만 극복해 가는 과정이 매우 유쾌하고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도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러닝타임도 적절한 시간으로 이야기의 전개를 답답하게 늘어뜨리지 않고 불필요한 장면을 최대한 배제한 듯하다. 조정석의 찌질하면서 순수한 매력과 윤아의 내숭 없는 활약이 매력적으로 표현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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